▲ 런던 해러즈 백화점과 시스템 파리 팝업스토어 전경
현대백화점그룹 계열 패션전문기업 한섬은 영국 현지 시간으로 지난 7일, 런던 해러즈 백화점(이하 해러즈) 남성관 2층에 ‘시스템 파리’ 팝업스토어를 열었습니다. 177년 역사의 해러즈는 대중들에게 잘 알려진 것처럼 전 세계 하이엔드 브랜드가 모이는, 글로벌 매출 1위 백화점입니다.
(※ 시스템 파리는 한섬의 대표 브랜드 중 하나인 ‘시스템’의 글로벌 컬렉션으로, 파리 패션위크에 선보인 의류·잡화 등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이 팝업스토어는 지난 4월 해러즈 측의 제안에서 시작됐습니다. 해러즈는 2025년 F/W 시즌부터 자체 편집숍에서 시스템 파리 제품들을 선보여 왔는데, 이 제품들이 두드러지게 많이 판매됐기 때문이죠.
한섬에서는 이번에 해러즈에 연 시스템 파리 팝업스토어에 대해 지난 2012년 현대백화점그룹에 편입된 뒤 꾸준히 펼쳐 온 글로벌 브랜드 육성을 향한 노력의 성과라고 말합니다. 파리의 작은 편집숍부터 시작해 이제는 30개국 100여 업체에 판매가 되고 있는 것이죠. 한섬의 대표 여성복 브랜드인 ‘타임’도 올 3월 여성 파리 패션위크에 입성하며 글로벌 럭셔리 브랜드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습니다.
▲ 지난 2014년 프랑스 파리 마레 지구에 문을 연 톰그레이하운드 파리 매장
프랑스에 첫발을 들인 건 2014년입니다. 파리 마레 지구에 자사 편집숍 브랜드 ‘톰그레이하운드 파리’ 매장을 열면서요. 이때 업계에서 주목했던 점은 자사 브랜드 단독 매장이 아닌 편집숍으로 출발했다는 것입니다. 국내 여성복 1위 브랜드, 국내 대표 캐주얼 브랜드라는 입지는 잠시 내려놓고, 현지 고객이 어떤 제품을 선호하고 어떤 매장을 찾는지 공부부터 시작했기 때문이죠. 이후 10여 년간 이어진 단계적 확장의 출발점이었습니다.
한섬은 2012년 현대백화점그룹에 인수된 뒤 타임·시스템의 글로벌 브랜드화를 추진하기 위한 계획을 세우기 시작합니다. 글로벌 명품 브랜드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K브랜드를 만들겠다는 포부를 갖고요. 국내 어느 기성복 브랜드도 시도하지 않았던 글로벌 브랜드로 나아가기 위한 여정을 시작한 것입니다.
한섬의 이러한 도전에 대해 업계에서는 우려가 섞인 시선으로 바라봤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도 한섬은 당당하게 타임·시스템의 글로벌 브랜딩 전략을 이어오고 있죠. 타임·마인·시스템 등 국내 대표 브랜드들의 가치와 정체성을 지키고 발전시켰던 노하우를 접목한다면 성공할 수 있을 거란 자신감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 시스템 2027 S/S(봄·여름) 파리패션위크 프레젠테이션 현장
톰그레이하운드 파리 매장 오픈 이후 갤러리 라파예트 백화점에 톰그레이하운드와 시스템 팝업스토어를 여는 등 지속적으로 프랑스에서 인지도를 높여온 한섬은 2019년, 드디어 남성 파리 패션위크 공식 캘린더에 시스템을 데뷔시켰습니다. 이후 매년 두 차례, 올 6월까지 벌써 16회째 연속으로 참가하고 있어요. 국내 토종 캐주얼 브랜드 중 유일한 기록입니다.
한섬은 2020년부터 국내 1위 여성복인 타임의 여성 파리 패션위크 데뷔 프로젝트에 돌입합니다. 2020년 타임사업부 안에 ‘글로벌 컬렉션’ 전용 디자인실을 별도로 신설했고, 2024년부터는 공식 캘린더 등재를 목표로 ‘오프 캘린더’ 프레젠테이션을 시작했습니다.
▲ 타임 2026 F/W(가을·겨울) 파리패션위크 프레젠테이션 현장
그결과 올해 3월, 타임은 다섯 번째 도전 만에 프랑스패션협회 심사의 벽을 넘어 여성 파리패션위크 공식 캘린더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국내 기성복 브랜드로는 처음이었습니다.
현지에서도 한섬의 두 브랜드를 호의적인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고 합니다. 파리패션위크 운영을 담당해 온 한섬 민경선 글로벌지원 팀장은 이렇게 말합니다.
▲ 한섬은 지난 2024년 톰그레이하운드 파리 매장을 시스템 파리 플래그십 스토어로 새단장해 열었다.
파리 패션위크를 통해 글로벌 인지도를 높인 한섬은 유통망 확대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습니다.
먼저 시스템의 경우, 2024년 파리 마레 지구의 톰그레이하운드 매장을 시스템 파리 첫 글로벌 플래그십스토어로 전환했습니다. 전환 초기 3개월 만에 누적 방문객 1만 명을 넘겼고 매출은 목표 대비 130%를 웃돌았습니다.
파리 패션위크는 물론, 현지에서 매장 운영 수준과 고객들의 긍정적인 반응을 본 유럽 백화점 관계자들은 시스템 제품의 매입과 팝업스토어를 제안했습니다. 팝업스토어도 성과를 보이면서 현지 관계자들에게 긍정적인 인상을 남기게 됩니다. 2024년 7월 갤러리 라파예트 오스만 본점 여성관(메인관) 2층에 문을 연 팝업스토어는 초기 6개월 누적 방문객 2만 명을 넘어서면서, 통상 3개월 운영되는 팝업스토어와 달리 이례적으로 2025년 7월까지 1년간 운영됐습니다.
이러한 성과는 올 1월 프랑스 최대 백화점 갤러리 라파예트 남성관에 시스템 파리 정식 매장을 오픈하는 결과로 이어졌습니다.
▲ 타임 사마리텐 팝업스토어
▲ 타임 2026 S/S(봄·여름) 파리패션위크 프레젠테이션 현장
타임의 오프 캘린더 프레젠테이션을 긍정적으로 본 사마리텐을 통해 지난해 첫 글로벌 팝업스토어를 열었습니다. 이 팝업스토어는 8월말부터 10월까지 파리의 대표 백화점 사마리텐 지하 2층에서 두 달간 운영됐는데요.
한섬은 이 기간 진행된 여성 파리패션위크에서 깊은 인상을 주기 위해 팝업스토어가 열리고 있는 사마리텐 5층 복합문화공간
‘부아야주(Voyage)’에서 프레젠테이션을 열고 고객들을 초청했습니다. 그 결과 현장을 찾은 현지 미디어 관계자, 바이어들에게 확실히 호평을 받았습니다.
한섬은 현재 전 세계 30여 개국 100여 개 패션·유통업체에 타임과 시스템을 수출하고 있습니다. 특히, 타임과 시스템의 브랜드 가치를 알아주면서 같이 시너지를 내는 유통망에만 선보이고 있는데도 글로벌 홀세일 매출 외형은 매년 연평균 30%씩 성장하고 있죠.
한국의 패션 브랜드에서 유리천장을 깨고 글로벌 브랜드로의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 한섬의 타임과 시스템.
한섬은 파리에서의 경험을 중국, 일본 등으로 확장해 시너지를 낼 계획이라고 합니다.
K패션을 넘어 K럭셔리 브랜드로 세계에 이름을 떨칠 미래를 기대해주세요.
타임과 시스템이 파리 패션위크에서 오늘의 위치에 자리잡기까지 담당 직원들의 노력이 있었는데요. 매 시즌 현장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는 한섬 민경선 글로벌지원팀장과 이제까지의 비하인드 스토리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눠봤습니다.
[담당자 인터뷰]
한섬 민경선 글로벌지원팀장
▲ 사마리텐 백화점에서 민경선 팀장(가운데)과 현지 관계자들의 기념 사진
Q. 프레젠테이션 준비와 운영 과정에서 가장 중점적으로 고려하는 부분은요?
▲ 시스템 2027 S/S(봄·여름) 파리패션위크를 준비하는 직원들
Q. 현장에서는 예상치 못한 변수도 생길 텐데,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나요?
결국 행거와 컬렉션을 모두 밖으로 옮기고, 그늘을 찾아 다시 세팅한 뒤 드레싱을 진행했습니다. 런웨이 직전까지 긴장을 놓을 수 없는 상황이었지만, 사전에 여러 상황에 대비해 준비한 덕분에 현장에서도 빠르게 대응할 수 있었고 무사히 행사를 마쳤습니다.
Q. 바쁜 일정 중에도 파리에 가면 꼭 챙기는 것이 있나요?
직원들의 서비스는 어떤지, 어떤 음악이 흘러나오는지처럼 사진으로는 알기 어려운 부분까지 직접 보고 듣고 느껴보려고 합니다. 최근에는 시간이 허락하면 다른 브랜드의 패션쇼도 직접 참관하고 있습니다.
Q. 앞으로의 목표나 바람이 있다면요?
언젠가는 파리에서 한섬과 시스템, 타임을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브랜드를 알리는 것이 제 바람입니다.